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스크랩] 장모님을 그리며......

저의 장모께서는 가을비가 추적대는 오후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남겨놓으시고

다시 못올 곳으로 가셨습니다.

 

사랑이 깊으셨던 저의 장모님.

제가 장모님을 처음뵌지 40년 동안 단 한번도 욕하거나 심한 말씀하시는 것을 못 보았습니다.

어떤 사람의 잘못도 그냥 용서해주셨던 장모님은

떠나시기 한 달 전부터 준비하셨네요.

 

"추석 명절 때랑 올꺼가?

경 해도 마지막 인사덜은 해사 헐꺼 아니가?"

 

일주일 후에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부탁하시고.......

딸네 집에 간다고.

 

저의 집에 오시는 날.

사위에게 미안해서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시려고 애쓰시는 모습이 너무 안스러워

저는 남모르게 눈물을 흘렸습니다.

야속한 장모님!

저는 장모님을

저의 어머니로 생각하고 있는데.......

 

처남들에게 매일 와서 어머니를 뵙고 손을 잡고 살을 부딛히라고 했습니다.

착한 저의 처남들은 그렇게 해서인지 어머니와 따스한 정을 나누었죠.

 

25일 동안 사위 집에 장모님은 계셨고

딸은 어머니를 자기 집에 모셨고......

바라보고 있는 내가 행복함을 느꼇죠.

 

근데

어머니와 딸이 만난지 64년인데

아직 껏 서로를 몰랐네요. 서로의 깊은 사랑을.

친구처럼 지내는 모녀간이 그렇게도 보기 좋았습니다!!!

장모님은

네 아들에 고명 딸.

마지막까지 딸이 좋았나?

 

그런데

아니더라구요.

장모님은 손주 손녀들까지 마지막까지 챙기시고

숨을 거두시더군요.

편안한 모습 그대로......

장모님은 힘드셨을지 모르지만

제가 보기엔 너무나 편안한 모습으로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가시는 날엔

자식들이 힘들까봐

따스한 가을 햇볕이 비추는 가운데

사랑하는 모든이가

함께 하는 속에 떠나셨습니다.

 

장모님의 깊은 사랑이

벌써 그립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의 장모님께서는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따스한 사랑을 듬뿍 주실 겁니다.

제게 주신 여러분의 정성은

깊은 인연으로 기억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김 선무 올림

 

 

출처 : 방송대 제주지역대학 길 생태해설사 제5기
글쓴이 : 김선무 원글보기
메모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 그리고 내일은 대박!!  (0) 2016.09.06
한라산 설경  (0) 2016.02.21
제주의 한파 기록  (0) 2016.01.25
꽃댕강나무 꽃  (0) 2016.01.09
친구  (0) 2015.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