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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생태

[스크랩] 어음2리에서

   제주시 서부지역의 중산간에 자리 잡고 있는 전원마을 어름비.

   어린 시절 "어름빗 챙빗"하면서 놀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곳은 세계 최장의 동굴인 빌레못동굴이 있는 곳이며 예로부터 6소장의 중심으로 광활한 목장에서 마소들이 뛰노는 목가적인 마을이다. 과거에는 소위 “웃드르” 또는 “웃드리” 라고 하면서 생활 환경이 도시지역에 비하여 뒤떨어진다고 비아냥대는 대상이 되는 지역이기도 하고 제주도 최대의 아픔인 4.3의 피해를 크게 입은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평화로 변의 아름다운 오름과 산과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제주시 서부지역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어음2리는 120여 세대 250여 명이 거주하는 살기 좋은 마을로 일컬어지고 있다.

 

0. 밖으로 보이는 어름비

    바르메(바리오름) 정상에서 보면 남쪽과 서쪽으로는 한 대오름 왕이메 등 아름다운 오름군이, 동쪽으로는 한라산이 멋지게 보인다. 서쪽과 서북쪽으로는 새별오름(과거에는 새벨오름)이랑 정물오름 금오름 등의 오름 군이 멀리 아름답게 펼쳐지고 차귀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바다 쪽으로는 비양도가 넓은 목장지대 너머로 아름답게 보이며 과오름 서쪽으로 한림과 곽지 등 도시가 오밀조밀하게 드러난다. 해마다 연초에 열리는 들불축제에서 사진찍기 가장 좋은 장소가 바르메라고도 하고 새별오름은 들불 축제 장소이며 억새가 아름다운 명소이기도 하다.

 

(바르메 정상에서 본 한라산과 오름들)

   평화로변의 엘리시안골프장 입구에서 바다 쪽을 바라보면 서부지역의 아름다움이 한눈에 들어와서 많은 관광객들이 차를 세우고 넋을 잃고 바라보기도 한다.

   평화로 쪽에서 진입해서 마을로 향하는 길은 깨끗하게 포장된 길이면서도 덜 훼손된 모습이다. 밭담이 정겹게 늘어서 있고 목장지대 특유의 목초랑 제주도 특색의 하나인 묘지 등이 군데군데 널려있는 가운데 양배추나 부로콜리 콜라비 등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모습이 잘 어울려진다. 또한 가을 특유의 억새가 가득하고 산국화랑 청미래덩굴이며 노박덩굴 꾸지뽕 등 여러가지 열매들이 길가에 흔하게 달려있어서 보기 좋다.

 

비양도와 양배추 밭

   특히 천연화장품 제조회사를 유치해서 마을과 기업이 상생하는 방식으로 허브를 중심으로 해서 마을 곳곳에 로즈마리 바질 라벤더 등 좋은 향기를 주기도 하고 경관도 아름답게 가꾸면서 소득과 연결시킨 부분은 우리 모두가 배우고 따라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옛 모습 그대로인 소박한 돌담이나 소쿠리에서 콩을 말리거나 집으로 들어가는 올레에 널어놓은 콩이랑 고추 등이 정겨움을 더하고 메리골드나 닥풀 둥근잎유홍초 등 아름다운 길이 길게 이어짐에 절로 흥이 나기도 했다.

 

마을 주변에 심어진 허브들

 

 

 

 

  이곳에는 잣담이 원형대로 남아있어서 과거 농경지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고  4.3 때에 마을을 지키기위해서 축조했던 성이 남아있어서 역사에 대하여 재인식할 수 있기도 했다.

 

0. 어음리의 속살

  외형은 세계 최장의 동굴을 가진 마을, 멀리서 바라보는 아름다움을 모두 가진 어음리. 그러나 그 속엔 우리가 모르는 많은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고 본다.

  우선 제주도 최대의 아픔인 4.3의 아픔이 큰 곳, “웃드리”라고 천시 당하던 중산간, 제주도에서는 비교적 삶이 어려웠던 중산간 지역. 그 아픔을 빌레못 동굴에 담고 세상의 아름다운 향기를 내뿜고 있는 어음2리는 이젠 전원풍경의 아름다움을 가진 살기 좋은 마을로 정평이 나면서 이곳은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부러움을 주기도 한다.

  조금은 아쉬웠던 것은 초입에서 만난 기독교 제주선교원이랑 가족묘지 등으로 시멘트 포장 시설을 해놓은 것 그리고 폐기물을 쌓아놓은 모습 등이 눈에 거슬리고 마을 안에서는 소를 키우는 우사에서 심한 냄새가 나서 안타까웠다. 우사 옆에 있는 찻집은 향기로운(?) 쇠거름 냄새가 좋은지 차 향기가 더 좋은지 모를 것 같다. 또한 이곳 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주도 전체의 문제이긴 하지만 주변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들이 재선충으로 인해서 누렇게 죽어가고 있어서 안타깝기도 하다.

 

   이렇듯 아름다운 이곳도 자본력을 앞세워 투자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데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원형을 훼손하는 사례가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특히 바르메와 평화로 사이와 평화로에서 바다 쪽의 경우는 이런저런 시설물이 무분별하게 들어서게 되면 아름다운 경관을 해치게 될 것이 분명하며 한번 파괴된 자연은 되돌릴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곳에 대한 투자에 대하여는 마을 주민들과 제주도 행정당국의 긴밀한 협조를 통하여 신중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0. 관찰된 식물

  노박덩굴 산국화 밭배나무 배풍등 여우콩 실거리낭 구릿대 배초향 개산초 갈퀴꼭두서니 나도냉이 닥풀 둥근잎유홍초 등

출처 : 방송대 제주지역대학 길 생태해설사 제5기
글쓴이 : 김선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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